1. 성운설의 역사
18세기,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이마누엘 칸트, 피에르시몽 라플라스에 의해 처음 성운설이 제기되었을 때 많은 반박을 받아왔습니다. 행성들과 비교할 때 태양의 각운동량(어떤 원점에 대해 선운동량이 돌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 너무 작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부터 성운설은 신빙성 있는 이론으로 재조명을 받았습니다. 어린 별들이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차가운 원반에 둘러싸여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는 성운설의 내용과 일치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2. 전태양 성운
성운 이론은 태양계가 폭이 수 광년에 이르는 분자 구름의 일부분이 중력 붕괴를 일으켜 형성되었다고 주장합니다. 2000년대 초까지 태양은 홀로 태어났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양이 생겨난 곳 근처에 초신성이 여럿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초신성 폭발을 통해서만 생길 수 있는 동위 원소의 흔적이 운석 성분 조사 결과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조사 대상이 되었던 운석은 태양계가 생겨난 시점부터 존재했던 운석이었습니다. 이들 초신성에서 나온 충격파가 태양 성운의 밀도를 증가시키고, 중력 붕괴를 일으켰습니다. 초신성으로 생을 마감하는 별은 금방 죽고 무거운 별만 해당하기 때문에, 태양은 무거운 별들을 생산해 내는 항성 생성 장소에서 형성되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합니다.
전태양 성운이라 불리는 이 중력 붕괴가 일어난 부분이 태양으로 발전했을 것입니다. 전태양 성운의 특징은 지금의 태양과 거의 비슷합니다. 전태양 성운을 이루고 있는 성분은 수소와 헬륨(빅뱅 때부터 존재한 원소)이 98퍼센트, 최초 별들이 죽음을 맞으면서 우주 공간에 분출한 원소들인 중원소가 나머지 2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총질량은 태양의 1.001배에서 1.1배이며 지름은 7천~2만 천문단위입니다.
성운은 붕괴 과정에서 회전 속도가 점점 빨라졌습니다. 성운 내 물질이 뭉치면서, 물질 내부에 있는 원자는 더 빈번하고 강하게 충돌하면서 에너지를 열 형태로 방출하게 되었습니다. 중앙부는 대부분의 성운 물질이 모여 있었기에 주변 원반부에 비해 점점 더 뜨거워졌습니다. 약 10만 년에 걸쳐 성운은 반지름 200 천문단위 정도에 이르며 점점 평평해졌고, 회전하는 원시 행성계 원반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앙부에는 밀도가 높고 뜨거운 원시별이 탄생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태양의 형태는 황소자리 T형 항성 모양으로 추측됩니다. 다른 황소자리 T형 항성들은 원시 행성계 원반을 거느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 원시 행성계 원반은 온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태양 질량의 0.001배에서 0.1배에 이릅니다. 이러한 원반들은 수백 천문단위까지 펼쳐져 있습니다. 이후 5천만 년이 지나, 수소는 융합 작용을 일으켰습니다. 태양의 중심핵 부분의 압력과 온도가 매우 커지거나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내부에서 융합 작용으로 발생한 복사압과 중력이 원인이 되어 수축하려는 힘이 평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태양은 주계열성의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태양도 주계열성 상태에 있습니다.
3. 행성의 생성
태양이 생겨나고 원반 모양의 ‘태양 성운’에서 여러 행성이 생성되었습니다. 태양 성운은 태양 탄생 이후 남은 가스 구름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재 인정받는 행성 생성 이론인 강착(降着) 이론에 의하면, 행성들은 중심부의 원시별 주위를 도는 먼지 알갱이들이 뭉치면서 생겼습니다. 이 알갱이들은 서로 충돌하면서 천체, 곧 미행성으로 자라났고, 이 미행성은 작은 천체를 흡수하면서 수백만 년에 걸쳐 지름이 커졌습니다.
태양과 가까운 지역에서 생겨난 미행성들은 녹는점이 높은 물질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암석 천체는 수성을 비롯한 금성, 지구, 화성과 같은 지구형 행성이 되었습니다. 지구형 행성은 크게 자라날 수가 없었습니다. 지구형 행성을 이루는 물질은 우주에서 매우 희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암석 행성은 현 지구 질량의 약 10퍼센트 수준까지 자랐으나 한동안 물질을 끌어모으는 것을 멈췄다가 다시 충돌하고 뭉쳐지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크기로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이들보다 바깥쪽에 있던 미행성 물질은 소행성대로 잔존하게 되었습니다.
목성, 천왕성, 토성, 해왕성과 같은 목성형 행성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인 동결선 바깥쪽에서 생겨났습니다. 목성형 행성을 만든 얼음 물질은 흔한 존재였기 때문에 목성형 행성은 크게 자라났고, 질량이 커졌습니다. 동결선 바깥쪽에 있던 미행성들은 3백만 년 동안 지구 질량의 네 배 수준으로 자라났습니다.
동결선 바로 바깥쪽에 자리 잡은 목성은 물질이 빠르게 뭉칠 수 있는 보호벽의 역할 덕분에 궤도 주변에 있던 수소를 빠르게 삼키면서 대략 1천 년 만에 지구 질량 150배까지 자라났습니다. 이후 이 행성은 지구 질량의 318배까지 커지게 되었고, 토성은 목성이 생겨난 지 수백만 년 후 형성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남은 가스 물질이 훨씬 적었기 때문에 목성보다 작은 질량을 지닙니다.
황소자리 T형 항성은 젊은 태양과 같습니다. 또한 평범한 주계열성보다 더 강한 항성풍을 발산합니다. 강력한 태양풍이 원반에 있던 물질 대부분을 쓸어 버렸을 때 천왕성과 해왕성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들 둘은 적은 양의 수소와 헬륨만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에 ‘중심핵 성장에 실패한 존재’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젊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항성풍은 원시 행성계 원반 내에 있던 모든 가스와 먼지를 성간 공간으로 날려버렸고, 행성들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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